봄이 올 때는 꽃이 먼저 핀다.
매서운 겨울을 이겨낸 기쁨이 망울을 터트린다.
산에서 강가에서 꽃을 먼저 피우는 것들
매화, 산수유, 진달래, 개나리, 목련, 벚꽃,
그리고 배꽃, 살구꽃, 복숭아꽃이 피어나는 빛깔을 담는
동공의 온도는 체온의 따스함
아직은 바람의 체감온도가 낮구나.
봄 여름 가을 지나 다시 겨울이 올 것이지만
가는 인생은 그 뿌리를 튼튼히 해둘 것이다.
비록 디지털 카메라의 줌 렌즈 조리개를 조율하지 않더라도
오늘 아침 정원에 만개한 벚꽃이 바람에 흔들림을 본다.
문득 이름 모를 새 한 마리가 포물선으로 날아갈 때
깊은 산 개울물 맑게 흐르는 소리 들리어
꿈에서 깨어나 새싹들이 솟고 있는
모든 살아 있는 것들에 대한 환희의 가락을 엿듣는다.
뉴 에이지 ‘시크리트 가든’의 ‘봄의 첫날’이 끝난 뒤
베토벤 교향곡 6번, ‘전원’이 흐르고 있다.
전쟁 소식으로 가득한 신문이 접힌 지 오래다.
(2003년 4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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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5⌒12:12:18, Hit : 1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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