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퇴지(韓退之)의 음악관(音樂觀)
대개 물건(物)은 그 고요함을 얻지 못하면 울림(鳴)을 낸다. 풀과 나무는 본래 소리가 없으나 바람이 흔들어서 울림이요, 물(水)은 본래 소리가 없으나 바람이 움직이어 울림을 내는 것이니라. 물이 튀어 오름은 이것을 사납게 함이요, 물이 달리는 것은 이것을 거스르는 까닭이며 물이 끓는 것은 이것을 끓이는 까닭이니라. 또 쇠붙이와 돌도 본래 소리가 없으나 이것을 두드리는 까닭에 울림을 내는 것이니라.
사람의 말에도 역시 그러하여 부득이한 것이 있어서 말하는 것이니라. 노래한다는 것은 생각이 있음이요, 울음이란 것은 슬픔이 있는 까닭이나니, 무릇 입에서 나와 소리가 되는 것은 모두 다 그 마음이 고요하지 못함이 있는 까닭이니라.
음악이란 속에 쌓인 것이 밖으로 새어나오는 것인데, 울림이 가장 좋은 것을 가려내어 그것을 빌려 울림을 내는 것이니라. 쇠(金), 돌(石), 실(絲), 대(竹), 박(匏), 흙(土), 가죽(革), 나무(木), 이 여덟 가지는 물건(物) 가운데서도 울림이 가장 좋은 것이니라.
하늘도 때에 따라 또한 그러하나니, 울림이 가장 좋은 것을 가려내어 그를 빌려 울림을 내나니 그러한 까닭에 새로서 봄의 울림을, 우레로서 여름의 울림을, 벌레로서 가을의 울림을, 바람으로서 겨울의 울림을 내나니 네 철이 이렇듯 서로 밀고 빼앗음도 반드시 그 고요함을 얻지 못함이 있기 때문이니라.
사람에 있어서도 역시 그러하나니, 사람의 소리 중 가장 정수(精粹)한 것이 말이요, 글은 말에 있어서 가장 정수한 것이니라. 그러기에 울림이 가장 좋은 것을 가려내어 그것을 빌려 울림을 내는 것이나니. 당요(唐堯)와 우순(虞舜) 시대에는 고요(皐陶)와 우(禹)가 울림이 가장 좋았기에 그를 빌려 울리었고, 기(蘷)는 글로서 울림을 내지 못하매 스스로 소(韶)를 빌리어 울림을 내었고, 하(夏) 때의 오자(五子, 하나라 임금 태강의 다섯 아우)는 그 노래로서 울렸으며, 이윤(伊尹)은 은(殷)나라를 울렸으며 주공(周公)은 주나라를 울렸다. 무릇 시서(詩書), 육예(六藝)란 모두 다 울림이 가장 좋은 것이니라.
주나라가 쇠망함에 공자 문도(門徒)들의 울림이란 것이 그 소리가 크고 또한 멀리 울려 퍼졌으니, 옛 전적(논어)에서 가로되 “하늘이 부자(孔夫子)로써 목탁을 삼았다” 하였으니 이 어찌 진실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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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愈의 송맹동야서(送孟東野序)에서
送孟東野序
大凡物不得其平則鳴하나니 草木之無聲을 風撓之鳴하며 水之無聲을 風蕩之鳴하며 其躍也를 或激之하며 其趨也를 或梗之하며 其沸也를 或炙之하며 金石之無聲을 或擊之鳴이라
人之於言也에 亦然하야 有不得已者而後言이오 其謌也有思하며 其哭也有懷하야 凡出乎口而爲聲者가 其皆有弗平者乎인저
樂也者는 鬱於中而泄於外者也어늘 擇其善鳴者而假之鳴하니 金石絲竹匏土革木 八者는 物之善鳴者也라
維天之於時也에 亦然하야 擇其善鳴者而假之鳴일새 是故로 以鳥鳴春하며, 以雷鳴夏하며 以蟲鳴秋하며 以風鳴冬하나니 四時之相推奪이 其必有不得其平者乎인저
其於人也에 亦然하니 人聲之精者가 爲言이오 文辭之於言에 又其精者也라 尤擇其善鳴者而假之鳴하나니 其在於唐虞엔 皐陶禹가 其善鳴者也어늘 而假之以鳴하고 蘷는 弗能以文辭로 鳴일새 又自假於韶하야 以鳴하고 夏之時는 五子가 以其謌로 鳴하고 伊尹은 鳴殷하고 周公은 鳴周하니 凡載於詩書六藝는 皆鳴之善者也오
周之衰에 孔子之徒가 鳴之하야 其聲大而遠하니 傳에 曰天將以夫子로 爲木鐸이라 하니 其弗信焉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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