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 오페라라는 것을 접한것은 고3때 10년도 전의 일이다.
당시 내 주위에는 성악을 전공하려는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와는 지금은 연락이 되질 않고
있으나 아마도 음악 특히 성악을 하지 않으려나 싶다. 고등학교시절 입시가 힘들게 할 때면
그 친구랑 오페라 특히 3테너 콘서트에 대해 이야기하며 기분전환을 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리고 대학에 합격하고 친구는 떨어졌다. 그러나 내게 아주 값진 선물을 하나 해주었다.
그것은 레온까발로의 팔리아치 엔리코 카루소 버전으로 녹음된 곡을 포함하여 주옥같은 오페라
아리아가 담긴 테잎을 내게 선물한 것이다. 다소 현실감이 떨어지던 내겐 어쩜 좋은 선물이었다.
원치 않는 대학을 갔었기에 적응도 잘 못했고 등하교 길에는 늘 그 테잎을 들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아리아는 로마월드컵 전야제에 파바로티가 불렀던 오묘한 조화이다.
너무 아릅답다. 고음에서 왔다 갔다 하는데 어쩜 저렇게 부드럽고 달콤한 것일까...
몇년후 갑작스런 병으로 병원에 입원했을 때 이 아리아는 내게 큰 힘이 되어주었다.
그리고 대학생활
힘든 고시준비로 여념이 없을 때.
사실 나는 날날이 고시생이었지만.
사랑에 실패하고, 동아리 동문회 다 깨지고.....
그리고 입원도 하고....
이런 시기 푸치니의 토스카는 내게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제공해 주었다.
영어 가사를 독해하며 곡을 이해하다 아예 이태리어를 배우기로 작정을 한적도 이맘때가 아닌가
싶다.
지금은 예전과 같이 마리아 칼라스의 음악을 듣고 잠못 이루는 정도는 아니지만
아직도 오페라를 사랑하는 것 같아 기쁘다.
많은 이에게서 오페라를 왜 좋아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그럼 난 주저없이 이렇게 말한다.
절제되고 질서있는 감정의 표현 때문이라고.....
아리아에서는 아무리 슬프고 아무리 기뻐도 절대 함부로 표현하지 않는다.
음악이론은 잘 모르지만 일종의 기승전결 구조인것 같다.
그러면 듣는이는 자연히 한 곡이 끝날 때 쯤 자기의 감정을 추스리게 된다.
이것이 오페라 아리아의 묘미가 아닐런지.
아직까지 여친이 없어도 외롭지 않은 이유도 오페라 때문이 아닌지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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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1⌒00:31:59, Hit : 1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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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