夫天地者는 萬物之逆旅也오 光陰者는 百代之過客也라
하늘과 땅은 만물이 머물다 가는 여관(Inn 또는 호텔, 숙소)이요,
빛과 어둠이 돌고 도는 것(일월유행)은 수 천 만년의 나그네니라.
李太白의 春夜宴桃里園序의 시작부분에 나온다는 이글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좋은 구절입니다. 분명히 대단한 시각의 시 구절 입니다.
그런데 저는 다른각도에서 조망해 볼까 합니다.
어떻게 이태백이 이 시 구절을 탄생시킬수 있었을까? 를
저의 주관적 견해로 생각해 봅니다.
이태백은 대표적인 술의 시인이었다고 합니다.
술에 취함으로 도달하는 자연에의 합일과 무욕의 경지!
여기서 삶의 낭만을 찾았으니...
동양의 이름난 시인치고 이 취기어린 풍류를 노래하지 않은이가 없을 정도였다고 하지요.
그런데 저의경험에도 적당히 취기가 있을때는 평상시보다 좀더 부드러워지고,
낭만이 있어지고, 우수에 젖기도 하는것은 사실인 듯 합니다.
두보와 더불어 중국역사상 최고의 문장가로 곱혔던 이태백!
이 자유분방한 천재시인은 평생 술에 취해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저 개인적 생각으로 위의 시 구절도 확실히 취기가 어린 상태에서 나온 구절이 아니겠는가?
조심스레 생각해 봅니다.
일부 설에 의하면...
그는 62세대 채석강에서 술에 취해 놀던 중 강물에 비친 달을 잡는다고
물에 뛰어 들었다가 죽었다고 합니다.
역시 대단한 시인다운... 시인만이 할 수 있는... 경지라고나 할까요?
그의 <달 아래 홀로 마신>(月下獨酌)이라는 시를 소개할까 합니다.
꽃 사이에서 한 병 술을
대작할 사람도 없이 혼자 마시노라.
술잔을 들어 밝은 달 맞으니
그림자와 함게 셋이 되었도다.
달은 마실 줄 모르거니와
그림자 역시 내 몸짓을 따를 뿐
달과 그림자와 짝이 되어
이 한 몸 즐기어 보리로다.
내가 노래하면 달도 하마 머뭇거리고
내가 춤추면 그림자도 찬란히 흩어지네.
깨어서는 이렇게 서로 즐겨도 보건만
취한 뒤엔 각기 흩어져 가야 하노라.
세속을 떠난 인연을 맺어
아득한 은하 저 편에 가 만나고저.
하늘이 만약 술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하늘에 주성(酒星)은 없으리.
땅이 만약 술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땅엔 응당 주천(酒泉)이 없으리라.
천지가 이미 술을 사랑하였으니
술을 사랑해도 하늘에 부끄러울 게 없도다.
내가 들으니 천주(淸酒)는 성인(聖人)에 비겼고
탁주(濁酒)는 현인(賢人)에 비겼도다.
현(賢)과 성(聖)을 이미 마셨으니
하필 신선을 구하리요.
석잔은 대도(大道)로 통하고
한 말 술은 자연과 합치되는도다.
오직 술 가운데서 멋을 찾을지니
술 깬 자를 위해선 이를 전하지 말라.
마지막 대목의 "술 깬 자를 위해선 이를 전하지 말라!"는 대목이 시사하는 바가 있는것 같습니다.
그런데요. 구스타프 말러라는 서양의 작곡가가 있습니다.
그는 한스 베르케라는 사람이 독일어로 번역한 <중국의 피리>라는 시집을 읽게 되었습니다.
그 시집에는 이태백을 비롯해 맹호연, 전기, 왕유와 같은 중국 시인의 시가 들어 있었습니다.
당시 사랑하는 딸의 죽음과 심장병으로 심신의 고통을 겪고있던
말년의 말러는... 인생무상을 절감하고 있었고...
이 동양적 초탈한 정취에 이루 말할 수 없는 느낌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 시집에 번역된 독일어 가사로 관현악 반주가 붙은 여섯 개의 노래를 작곡했는데,
그것이 바로 1908년에 완성한 <대지의 노래>(Das Lied von der Erde)입니다.
현세에 대한 허무한 집착과 체념이 깃들어있는 <대지의 노래>는 모두 여섯곡으로 이루어져 있죠.
제1곡 <현세의 고통에 대한 술노래>, 제2곡<가을에 쓸쓸한 자>, 제3곡<젊음에 대하여>,
제4곡 <아름다움에 관하여>, 제5곡 <봄에 술취한 자>, 제6곡 <이별>로 되어있습니다.
이중 제5곡 <봄에 술취한 자>가
이태백의 <봄날에 취해서 일어나 생각을 말하다>(春日醉起言志)를
바탕으로 작곡된 것이죠.
그런데 이 <대지의 노래>를 들으며 주목 할 것은...
말러가 술꾼의 자유분방하고 낙천적인 모습을 묘사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술을 통해 자연과 합일하는 동양적 의미의 취흥(醉興)을 전달하기엔
다소 부족한 면이 없지 않다는 것입니다.
예컨데...
술에 취한 사나이의 외침을 지나치게 분방하게 묘사한 점이나,
봄에 대한 그의 감회는 지나치게 탐미적이라고 나 할까요?
예나 지금이나 동서양의 문화 차이에서 오는 갭은 항상 존재하기 마련인 듯 합니다.
동양은 서양을, 서양은 동양을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시각을 키우는 자만이
세상을 바르게 볼 수 있을것 같습니다.
세기의 대작곡가 말러도 이정도 밖에는 못이루었으니...
물론 서양적 시각에서 쓴 것이겠지만.
우리모두는 상대방을 정확하게 이해하기에 앞서...
아니 정확하게 이해하려는 노력도 없이,
간단히 평가내리는 우를 범하지요.
거의 99%의 모든 사람들이...
그것이 인간의 한계인 듯 합니다.
잘못보면 보지 않은것보다 더 무례를 범하기 쉽다는것을 알면서도...
입체적인 혜안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Have a nice weekend!
이동활
*이글은 책자의 자료들을 참고한 기반위에서 저의 생각을 덧붙였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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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16:56:02, Hit : 2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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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cesc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