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의 패배는 김병현선수에게는 상당히 치명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럼, 김병현선수만 그런가?
여기 야구광인 친구의 말에 의하면, 김병현선수의 아버지는 아들이 다시 마무리에 실패하자 TV를 끄고 나가 버렸고, 국민들에게 아들이 실망을 끼쳐드려서 미안하다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김선수의 어머니는 기절을 했다고 한다. (직접 확인해보지는 않았기 때문에 이 이야기는 정확한지는 모르겠다.)
김병현선수가 나온다고 모두 모여서 야구구경을 하던 여기 한국 친구들도 김병현선수가 두번이나 마무리에 실패하자 실망을 금치 못했다. 어떤 친구는 다음날 시험인데도 김병현선수가 나온다고 TV만 지켜보고 있다가 지는 바람에 공부할 의욕을 잃었다고 우스게소리를 했다. 잠이 안온다고 우스게하는 친구도 있으니..
지난주 내내, 미국 전역에서는 밤시간에 차량통행이 부쩍 줄어 버렸다. 이유는 집집마다 모여서 새로 시작한 NBA경기 중계(마이클 조던때문에 NBA인기가 상당히 올라갈 전망이다.)며, 월드시리즈 경기 중계를 보기 위해서 이다. 친구들을 만나면, 발음도 잘 안되는 김선수의 이름을 이야기하면서 야구이야기에 열을 올린다.
도데체, 야구가 뭐길래..
이 이야기는 야구뿐만이 아니라 전 스포츠에 관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스포츠가 뭐길래..
스포츠경기의 선수들은 승리를 위해서, 명예를 위해서 또는 돈을 위해서 경기를 하고, 스포츠팬들은 그 경기를 보면서 즐긴다. 스포츠는 '각본없는 드라마'라며, 그리도 감동을 주었던 많은 경기를 기억한다. 한때, 심리학자고 정치인들이고, 사회학자들은 '3S'의 하나로 스포츠를 지목하고 정부에서 국민들의 정신을 다른 곳에 돌리기 위해서 스포츠를 적극(?!) 권장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많은 스포츠 선수들을 보고 한때는 '헝그리 스포츠'라며 애들이 공부만 하기를 바라던 많은 부모들도 이제는 애들이 운동을 하는 것을 권한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는 건강을 위해서 운동을 한다.
어떻게 되었던, 스포츠는 일년내내 우리의 주위를 맴돌고 있다. 봄에 시작하는 야구, 가을에 시작하는 농구와 프로풋볼, 아이스하키, 그리고 일년내내 있는 대학경기들..
나도 사실은 그냥 야구를 보면서 즐긴다고 하면서 여유를 부렸지만, 김병현선수가 두번이나 졌다는 이야기를 친구를 통해서 듣고는 많이 속이 상했다. 늘 스포츠를 보면서 열광할때면, 우리 어머니가 늘 해주시던 말씀이 생각난다.
"애야~~ 어디 그 경기에 너의 아버지가 나오냐? 네 형님이 나오냐? 아니면, 네 친척이라도?"라고 늘 우스시면서 나를 진정시키셨다. 야구는 야구로써 즐거우면 된다고...
어느 팀을 내가 응원할 것인가? 쉽지 않은 일이다. 양키즈팀은 내가 참 좋아하는 팀이었고, 지금의 뉴욕의 상황을 생각한다면 이겨서, 쥴리아니 시장의 말처럼 월드시리즈 우승기념 퍼레이드를 뉴욕 시가지에서 다시 볼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커트 실링선수(나는 그가 필라델피아에 있을 때부터 참 좋아했다. 그는 늘 지는 경기도 완투를 하곤 했다. 그의 투지가 마음에 들었다.)며, 우리의 김병현선수를 생각한다면 아리조나가 이겼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양키즈가 너무 독주하는 것같아서 한번은 다른 팀이 우승했으면 하는 생각과 함께..
다르게 생각해봤으면 한다.
김병현선수가 두번이나 나와서 저버렸다. 각 언론에서도 엇갈린 이야기가 오고 가고 있다. 사실, 김병현선수는 미국 메이져리그에서도 의문을 많이 던진 선수이다. 처음, 그가 메이져리그 투수판에 섰을때는 그의 투구폼을 보고 모두들 신기하게 생각했다. 그리고, 그의 현란한 변화구에 또한번 놀랐다. 하지만, 그의 투구는 왼손타자와 스위치타자가 많은 메이져리그에서는 고전을 예상했던 것이다. 미국 메이져리그는 슬라이드보다는 낙차 큰 위아래 커브와 빠른 공이 주무기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언더 핸드 투수들은 슬라이드와 솟아 오르는 빠른 볼이 주무기이다. 홈런을 맞았던 3번의 공도 모두 그 볼이었다.
경기가 끝이나고 김선수에게 돌아갈 비난의 목소리에 상당히 걱정이 되었다. 다 이긴 두경기를 날려버린 김선수에게 비난의 화살이 갈 것은 분명하다. 그것은 늘 마무리투수에게 있어온 위험인 것이다. 잘하면 영웅, 못하면 모든 비난의 책임이 돌아간다. 처음 두번이나 저버렸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김병현선수가 이제는 미국에서 기회를 가지기가 쉽지 않겠구나고 생각을 했다. 22살의 나이에 팀의 마무리 역할을 맡아서 하는 것도 대단하지만, 그 역할을 못했을때 돌아올 비난도 그가 감당해야 한다. 물론 비난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의외로 팀이며 동료들, 특히 감독의 이야기는 상당히 의외였다. 영어도 잘 못하고, 성격도 얌전한 김선수, 영어나 잘하면 기자회견에서 말이나 그럴사하게 할텐데 그것도 안되고, 동양인에다가 22살밖에 안되었으니 어떤 선수들은 비아냥거릴만도 했다. 김선수의 늘 있어온 자신감, 다른 투수들은 상대타자들의 컨디션과 좋아하는 구질등을 평소에 연구해서 마운드에 올라가는데, 김선수는 머리만 더 복잡해 진다며 자신감으로 임한다고 했다. 늘 TV에 비쳐지는 모습은 코치며, 동료선수들이 위기때마다 마운드에 올라와서 한마디해주면 듣지도 않는 듯한 모습으로 고개만 끄덕이는 모습도 보였다. 그 자신감이 두번이나 무너졌으니 충격이 크리라고 생각된다. 앞으로는 철저히 상대타자를 분석하는 그런 모습도 필요하다. 다른 팀의 타자들은 모두 김선수가 던질 공 구질 하나만을 노리고 들어 간다니, 메이져리그는 철저히 분석야구인 것이다.
월드시리즈까지 와서, 가뜩이나 약한 불펜투수진의 사기를 저하시킬 필요가 없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비난의 소리를 한마디씩 할만도 한데, 팀의 모두들 김선수에게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이것은 박찬호선수의 다져스와는 상당히 다른 분위기이다. 박선수, 조금만 못하면 감독이며 동료들이며 몰아 붙이기 일수였다. 이건 팀을 비난할 것만은 아니겠지만.. (평소의 박선수와 김선수의 태도에도 영향이 많이 있을 것이다. 실제로 김선수를 전하는 팀동료들의 이야기랑 박선수를 전하는 팀동료들의 이야기는 상당히 다르다. 선수들간의 원만한 관계도 필요한 것이다.)
오늘,토요일 아침에 오늘의 경기를 예상하는 ESPN 특집 방송을 보면서, 계속나오는 김병현선수의 이야기를 들어야 했다.
특히, 감독의 인터뷰가 아주 인상적이었다.
"그는 우리의 마무리투수이다. 우리가 무슨 다른 것을 할 수 있겠는가?"
22살, 앞으로 가능하다면 15년은 거뜬히 메이져리그의 마무리투수로 활약할 수 있는 나이다. 그만큼 무한한 가능성도 있다. 두번의 경기가 그에게는 치명타가 될 수도 있지만, 전문가들의 말처럼 좋은 경험으로 다시 일어 날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무너지지 않았으면 한다.
오늘은 수요일도, 목요일도 아니다. 새로운 경기가 있는 토요일이다. 그의 또다른 활약을 기대한다.
오랜만에 혜솔오빠 글 올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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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12:29:02, Hit : 1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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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를르의 여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