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짜 무서운 영화 사...스...
요즘 주위에 기침하는 사람이나.. 감기로 고생하는 사람이 있다면... 농담으로 순전히 농담으로.. 혹시.. 사스..? 라고 말해준다. 그럼 순간 상대방의 얼굴에 불안감이 스치면서.. 애써 웃으며 대답한다.. 정말.. 나 사스 아니야..
둘은 웃으면서 얘기하지만... 속으로는 서로 무지 불안해 한다.. 당사자는 혹시나 하는 불안감에.. 나는 윽... 이 자리를 어서 피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에..
정말 영화에서나 일어나는 일인줄 알았다. 예전 더스틴호프만이 출연한 바이러스인가하는 영화가 있었다. 원숭이를 매개로 변종 바이러스들이 인간을 공격하는.. 그런데 생각해보면 지금의 상황과 너무나 흡사하다.
우선 전염력이 가히 공포적이다. 영화에서도 극장 안의 바이러스 보균자인 한 여성이 재채기를 하고 그 침 입자가 공포스럽게 확대되어 카메라에 잡히더니 그게 하나 하나 사람들 입속으로 들어가 모두 감염되는 생각만해도 끔찍한 장면이였는데.. 지금이 바로 그렇다.
TV의 마스크맨들(중국이나 홍콩)역시 환자의 분비물로 옮겨진다는 의사들의 소견으로 얼굴의 반을 가리고 돌아다니는 것이리라. 이 와중에 중국에 가서 마스크장사를 하겠다는 철이 없어도 너무 없는 우리 신랑의 얼굴에도 마스크를 채우고 싶지만..
그리고 한번 전염되면 손을 써볼 방도가 없다는 것도 그렇다. 인간이라는게 원래 무지하게 잘난 척을 하다가도 순간 믿을 곳이 없어지거나 과학으로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공포감이 패닉 수준이다.
우스개 소리로 북한은 핵폭탄을 과감히 포기하고 사스폭탄을 만드는게 훨씬 더 효과적일지도 모른다는 소리도 나돈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뚜렷한 치료 방법이 없다는것 만으로도 에이즈보다 더 두려운 괴질임에 틀림없다. 영화에서는 처음 숙주인 원숭이를 이용해 약을 만든다.. 그런데 이번에는 잡을 원숭이도 없다니... 더 우울하다.
즉... 걸리면... 죽느냐 사느냐 운에 맡기는 수밖에 없다.
영화속에서 또 다른 충격은 감염이 된 한 마을을 완전히 봉쇄하는 장면이었다. 이제 마을은 사람들과 가족의 삶의 터전이 아닌 병원균을 지닌 하나의 숙주 이상으로는 취급되지 않는다. 감염이 확실한 사람은 강제로 격리되어 한곳에 수용되어지고 그런 가족을 떠나보내면서 아무런 조치도 취할 수 없는 나약한 가족의 모습이 그려진다... 그걸 지키는 군인들의 모습도... 안됐기는 마찬가지다..
어제 사스강제격리 병원의 인근주민들이 밤새워 데모하는 모습이 TV에 나왔다. 이런 장면에서 항상 혀를 차던 나도 이번엔 아무말을 할 수가 없었다...
장애인 학교나 쓰레기장이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는 걸 보고 님비라며 손가락질 할 순 있어도 사스환자 격리수용 병원으로 지정되는 걸 반대하는 건 아니지 싶다. 정말 생존과 관련된 문제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싱가포르에서는 감염이 된 한 아파트 주민들 전체를 동떨어진 섬으로 이송했다.
인권의 문제도 사람답게 살 권리도.. 죽음의 공포 앞에서는 모두 고개를 숙이게 된다.. 혹자는 그런 상황이 싱가포르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도 한다.. 원래 그 나라 사람들이 정부말을 무지 잘듣는 훈련이 잘되나서..
한국은 괜찮다고 하긴 하지만... 확신은 어디에도 없다. 정말 괜찮은건지... 정말 마늘의 힘인지.. 연일 사스의심환자들이 몇명이다.. 검사결과는 내일 나온다...라고 보도한다. 심지어 첫 국내 사스의심환자의 최종 사스판정 단계에선 사스다 아니다를 놓고 전문의사들끼리 심각한 갈등도 있었다니 더욱 불안하기만 하다.
내 생에 이렇게 가족 아닌 남의 검사결과에 목을 맨 적이 있던가... 음성반응이라하면 안도의 한숨을 내쉬지만.. 아...... 이제 중국의 유학생 3000여명이 입국을 서두르고 있다는데... 흑흑 못 들어오게 할 수도 없고...
세상이 정말... 영화같이.. 돌아간다.. 문제는 그 영화들이 하나같이... 공포영화라서 문제지만....
영화에는 해답이라도 있고 해피엔딩도 있다.. 현실에는 그 어느 것도...확신할 수 없다... 잡을 원숭이라도 있으면 정말...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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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15:41:49, Hit : 1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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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를르의 여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