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산서원은 경북 안동시 풍천면 병산리, 그 유명한 하회마을에서 산 하나 넘어 낙동강변에 세워진 서원이다. 1613년 설립되어 1863년에 사액된 이 서원은 건축계에서 한국 최고의 건축으로 꼽는 명작 중 하나다. 그러나 이 서원에는 문화재로 지정된 건물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건물 자체는 별로 볼 게 없다. 단지 서원 앞 강변의 모래사장과 노송들, 그리고 병산의 절벽이 이루는 풍광이 대단할 뿐이다.
그러나 이 정도의 경치를 가진 곳은 한반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최고의 건축으로 평가받게 하는 걸까? 병산서원의 진정한 가치는 그 풍광들을 서원 안으로 끌어들이는 건축적 장치들과, 건물과 건물, 건물과 마당의 자연스러운 조직과 집학적 효과에 있다.
특히 누각 만대루에 주목하자. 만대루는 투명한 공간, 구조물의 프레임화를 잘 보여주는 예다. 7칸의 기다란 만대루는 기둥과 지붕만 있을 뿐 텅 비어 있다. 어찌보면 만대루는 전혀 쓸모가 없는 건물이다. 일반적인 누각이나 정자와는 달리 만대루에 앉아서 보는 바깥 경치도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다. 그러나 중심건물인 강당의 대청에 앉아서 만대루를 바라보면 전혀 다른 모습이 나타난다. 만대루의 뼈대 사이로 앞의 낙동강이 흐르고, 건너편의 병산이 마치 7폭 병풍과 같이 펼쳐진다. 만대루의 주된 효용은 이처럼 자연을 선택하고 재단하여 인간에게 의미를 전해주는 그릇으로 작용한다.
이제 조금 더 눈을 높여 강당과 사당의 엇갈려 있는 위치에 주목하자. 서원의 일반적 범례는 강당 바로 뒤에 사당을 놓는 것이다. 그러나 병산서원의 사당은 강당의 동쪽 뒤에 치우쳐 있다. 평면도를 본다면 부자연스러운 비대칭으로 보이지만, 실제로 보는 이의 체험은 전혀 다르다. 강당 마당의 한 귀퉁이로 가면 뒤쪽 사당이 슬며시 다가오고, 자연스럽게 사당 마당으로 나아가게 된다. 형식적 규범보다 실제의 체험을 더욱 중요시한 고도의 수법이다. 이 서원에 모셔진 유성룡은 임진왜란을 수습한 명정치가였다. 그의 학문세계는 명분보다 현실을 중시했고, 규범의 변용에 스스럼이 없었다. 병산서원은 그의 그런 정신이 형상화된 건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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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문화와 나'라는 계간지를 보고 있는데요...
그 안에 마침 제 눈길을 끄는 서원건축에 대한 읽을거리가 있더군요.
이 곳의 주인이신 선생님과 이곳을 넘나드는 여러분 중에
안동분들이 여러분 계신 것 같기도 하여
이 기회에 감히 병산서원에 대해 몇자 적어보았습니다.
제가 유난히 병산서원 팬^^이다보니...
안동에는 작년과 재작년 유적답사를 목적으로 두 번 다녀온 적이 있었지요.
3년째 매월 한 번씩(때로 걸르기도 하지만요.) 유적답사를 다니고 있거든요.
그것은 저와 저희 아이들..
그리고 마음에 맞는 엄마들과 그 아이들이 함께 하는 일입니다.
2000년에는 탈박물관-하회마을-병산서원-봉정사-제비원 석불-신세동 7층 석탑을..
2001년에는 하회마을-병산서원-도산서원-(영주)부석사를 다녀왔었지요.
제게 안동 답사에서의 기막힌 감동거리를 꼽으라면...
저는 분명 자신있는 목소리로 크게 '병산서원'을 외칠 겁니다.
그만큼 제 마음 깊이 병산서원의 기억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화산을 뒤로 하고, 절벽같이 펼쳐진 屛山을 마주한채
강가에 고즈넉히 자리하고 있는 서원건축의 백미인 '병산서원'...
서원의 사진을 다시 보노라니
문득 또 가고 싶은 마음^^
정말 전 병산서원 팬^^이랍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두번째 안동 답사길에선 비가 많이 내렸는데요..
하얀 안개 사이로 비뿌리던 영주의 '부석사' 전경도 참 그럴듯 했답니다.
안동에 고향을 두신,
더구나 병산서원 가까이 사시는 여러님들...
정말 부러워요!
잠시...병산서원에 대한 향수에 젖어들어
안동을 다시 느끼고,
그러면서 나라사랑도 함께 배우는 이해옥 'lidwina' 올림.
2002년 5월 24일 |
(03.08⌒15:09:57, Hit :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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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cesc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