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탈리 - 샤콘느 (Chaconne in G minor) PLAY
바흐의 바이올린 파르티타 2번의 샤콘느가 '아폴론적'이라고 말한다면, 비탈리
의 샤콘느는 '디오니소스적'이다. 이 점은 독일과 이탈리아의 정서적 차이를 보
여주는 단면이기도 하다. 샤콘느는 원래 라틴 아메리카에서 흘러들어온 춤곡을
바탕으로 17세기 유행한 춤곡이었다. 그것이 변주곡 형태로 발전하여 바로크시
대의 중요한 음악 형식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토마소 안토니오 비탈리는 1660년에 이탈리아의 볼로냐에서 태어나 1711년에 세
상을 떠난 작곡가다. 그러나 그의 작품은 몇 개 남아 있지 않으며, 그나마 잘
연주되지도 않는다. 유일하게 연주되는 것이 이 곡 샤콘느라 해도 별로 틀린 말
이 아니다. 이 곡은 비탈리가 그 시대 스타일을 따라 바이올린과 통주저음을 위
한 곡으로 작곡하였다. 그 시대의 알려진 모든 바이올린 기교를 실험하고 있으
며, 이가 시릴정도로 정열적이면서 어두운 주제와 풍부한 대비를 가진 변주의
교묘함이 이 곡의 인기를 지켜주고 있다.
한국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Sarah Chang (장영주)의 연주입니다.
비탈리의 샤콘느
[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빛바랜 풍경 하나가 이 곡에 있다.
때는 봄이었고,
우리는 대학교 2학년생이었다.
하루 종일 최루탄 연기를 잔뜩 맡은 우리는
카페 `에로이카'에 앉아서도 입을 다물고 있었다.
창 밖으로 해가 넘어가고 있었다.
무언가, 모든 대화나 시나 철학을 넘어,
다른 그 무엇을 통해 울어버리고 싶었다.
언어 이외의 것으로 말이다.
한 선배의 공책을 찢는 소리가 이 침묵을
깨뜨렸다.
"뭐에요?" 한 친구가 조용히 물었다.
"지상에서 가장 슬픈 곡...비탈리의 샤콘느..."
우리는 말없이 담배를 한 대씩 붙여물었다.
오르간의 저음이 흘러나오고,
마침내 그 카랑카랑한 바이올린의 절규가 쏟아졌다.
그 날, 우리는 술 한잔 걸치지 않은 맨정신으로
말 한마디 없이 울 수 있었고,
그럼으로써 이 곡이 지상에서 가장 슬픈 곡이라는 것을
긍정한 셈이 되었다.]
..............음악칼럼니스트 조희창의 글에서
야샤 하이페츠 음반 매뉴얼에 실려있던 글입니다.
어느 클래식 초심자가 `지상에서 가장 슬픈 곡'이라는 광고에 끌려서
하이페츠의 샤콘느를 구입하고
몇 번 듣고는 하나도 안슬프다고 조소를 보내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음악 감상이라는 게 본시 대단히 주관적이니
그것도 나무랄 수 없지만
비탈리의 샤콘느를 아끼는 애호가로서 안타까운 마음도 듭니다.
이 곡은 TV영화 `스트라디 바리우스'에서도
드라마틱한 분위기를 살리는데 아주 적절하게 쓰인 적도 있습니다.
스트라디가 죽은 아내의 무덤에 바이올린 연주자를 데려와
그가 만든 명품 바이올린을 헌정하며 한 곡 연주해줄 것을
부탁하는데 그게 바로 이 비탈리의 샤콘느였습니다.
죽은 아내에 대한 사모의 정이 어린 앤소니 퀸의 표정과
무덤 내부의 조명 아래 바이올리니스트의 손놀림에서
괴괴하게 흐르는 샤콘느...
그 영화의 명장면중의 하나로 꼽힙니다.
비탈리의 샤콘느가 크게 나누어 4 가지 버전이 있지요?
피아노 반주, 실내악 반주,오르간 반주와 관현악 반주.
`야샤 하이페츠',
`에두아르트 멜쿠스',
`사라 장'
`살바토레 아카르도'
`자끄 티보',
`아르트루 그루미오'의 녹음들을 접해보았는데
`지노 후란체스카티'의 관현악 버전에서
저로서는 가장 비감함을 느낍니다.
숨도 제대로 못 쉬는 가운데 가슴 속에서 끓어오르는 열정은
샤콘느 음률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눈물마저 속으로 삭혀버립니다.
멜쿠스의 녹음에도 애착이 많이 가는데
이것은 비감을 극복한 여유같은 부드러움으로
싸여진 샤콘느입니다.
가끔 슬픈음악으로 센티멘탈해지는 것은
또 하나의 카타르시스의 처방입니다.
2002,11,20
미시간 레이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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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cesco 
